[유통]한주유소서 '기름 골라사기' 아득…복수 폴사인제 표류

  •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38분


한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회사의 기름을 팔 수 있는 주유소 복수 폴 사인제가 시행 3개월이 지나도록 정착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산업자원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1일부터 복수 폴 사인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법이 고쳐졌으나 전국 1만549개 주유소 가운데 현재 이를 실시하는 주유소는 16개(신고 기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주유소도 복수 폴 사인제의 취지에 걸맞게 2개 이상의 정유사 간판을 입구에 내건 곳은 한 군데도 없고 1개 회사의 간판만 내걸고 브랜드 없는 (non- brand) 기름을 함께 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주유소협회 양재욱이사는 “복수 폴 사인제를 도입하려는 주유소는 많지만 이미 거래하고 있는 정유사들로부터 간판을 철거하겠다는 등 갖가지 압력이 들어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며 “주유소들이 힘을 모아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대형 정유사들이 개인업자인 주유소에게 전량 자기 회사의 기름만 받으라거나 계약기간을 3년씩 정하는 것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되는지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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