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상암기획 하경숙부장-유미숙 차장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52분


“여러가지 광고를 해봤는데 식품 분야가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음식의 맛과 카피의 ‘맛’을 잘 조화시켜야 하거든요. 카피에 너무 멋을 부려 ‘양념’을 하면 오히려 음식의 맛이 죽습니다.”

상암기획에서 식품브랜드 청정원을 담당하는 카피라이터 하경숙 부장(36·왼쪽)은 식품광고 카피를 쓰는 과정을 득도(得道)라고 표현한다. 남자 카피라이터들이 자신만만해 하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분야에서 의외로 고전하듯이 여자 카피라이터들에게는 화장품과 식품 광고가 ‘복병’이란다.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가 ‘엑기스’를 뽑아내는 데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카피를 뽑아낸다’는 기자의 표현에 정색을 했다. 하부장의 표현에 따르면 카피는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도출해 내는 것’이다. 광고의 전략을 세우고 기본 컨셉트를 잡는 과정을 거쳐야 카피의 대략적인 모습이 갖춰진다는 이야기. 그는 “순간의 아이디어 보다는 전략적이고 과학적인 작업과정에서 좋은 카피가 나온다”고 말했다.

하 부장과 함께 청정원을 담당하는 유미숙 차장(30)은 10대 전문 패션광고와 행남자기를 거쳐 식품분야를 맡게 됐다. 지난해 아기를 낳은 그는 “미혼일 때 패션광고를 하다 결혼 후 주방용품과 식품을 담당하게 됐다”며 “나이에 따라 담당 클라이언트(광고주)가 바뀌는 것 같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최근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키고 있는 청정원의 ‘햇살담은 진간장’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광고는 직접적인 비교와 성분 논란으로 여러차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대해 하 부장은 “약간의 위험부담은 느꼈지만 광고 캠페인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유 차장은 “비교광고 허용 초기인 지금 나오는 광고가 앞으로 나오는 비교광고의 기준이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재미있는 것은 지금 엄청난 논란이 되고 있는 광고는 애초보다 ‘강도’를 많이 낮춘 작품이라는 것. 두 사람은 오히려 “의도대로 효과가 날지 의심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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