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협상 시작

  • 입력 2001년 12월 4일 19시 06분



전략적 제휴를 선언한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협상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그러나 하이닉스 채권단과 마이크론측에서 생각하는 제휴방식이 서로 달라 협상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양사의 합병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마이크론 협상팀 5일 방한〓두 회사는 구체적인 제휴방안을 찾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이번 주 안에 1차 회의를 갖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이닉스측 협상팀은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채권단과 회사측 관계자 외에 외부전문가로 구성되며 마이크론 측 협상팀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효율적인 협상진행을 위해 자문기관인 투자은행끼리의 협상도 함께하기로 했다. 마이크론 협상팀은 5일경 방한할 예정이다. 협상팀은 2주 이상 한국에 머물며 하이닉스 및 구조조정특위측과 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하이닉스 국내 공장을 실사한다는 방침.

이와 관련해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4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주한 미 상공회의소 월례 간담회에서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가 1∼2개월 내에 구체적인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힘겨운 줄다리기 협상이 될 듯〓채권단과 마이크론이 주장하는 인수방식이 서로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 약 25∼30%를 마이크론 신주(新株)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론에 경영권을 넘겨주되 회사는 존속시키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마이크론에 경영권을 넘기고 마이크론과 공동기술개발 및 마케팅, 생산량 조절 등의 분야에서 공조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는 것.

그러나 마이크론은 대우자동차 매각과 비슷하게 하이닉스의 핵심설비만을 자산부채양도방식(P&A)으로 인수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수대금은 부채인수 및 마이크론 신주 발행 등으로 지급한다. 나머지 비(非)핵심설비는 하이닉스에 남겨놓고 중국 등에 매각을 추진하고 주주들은 지분대로 청산가격을 분배받는 방식이다.

▽다우존스, ‘하이닉스-마이크론 합병가능성 낮다’〓미국의 다우존스는 양사의 합병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보도했다. 또 상당수 애널리스트들도 최소한 단기간에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이닉스가 심각한 유동성위기에 빠지면서 70억달러의 정부지원을 받는 등 ‘살아남기’에 급급한 데다 마이크론보다 떨어지는 기술력과 엄청난 부채규모, 새로운 기술투자에 필요한 자금부족 등이 협상의 걸림돌로 꼽힌다.

<최영해·김두영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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