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GM, 대우차 인수땐 내수 급신장"

  • 입력 2001년 11월 8일 19시 49분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자동차 인수협상 마감시한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에 따른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M이 대우공장을 정상화시킨 뒤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대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우차의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13.9%(1∼9월 기준).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향후 2년 내에 이 수치가 3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金小林) 정보CALS팀장은 “대우차 판매가 부진하게 된 것은 부도에 따른 생산력 감소와 마케팅 부재 때문이었다”며 “GM의 인수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39% 수준인 공장 가동률이 80%대까지 올라선다면 점유율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경우 71%의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그룹은 시장의 상당부분을 GM에 내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루돌프 슐레이스 아시아태평양총괄사장은 “대우차가 GM그룹 내 다른 브랜드로 재디자인돼 판매될 수도 있다”고까지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인 현대증권 김학주(金學柱) 수석연구원은 “GM이 당장 기존라인을 활용해 소형차량에 치중한다면 영향력은 미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GM의 생산차종을 들고 와 높은 중대형 시장을 공략할 경우 현대와 기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GM이 장기적으로 부평공장까지 흡수할 경우 대우차가 내수시장의 강자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GM은 군산과 창원공장만 12억달러에 인수하고 부평공장은 독립법인으로 전환한 뒤 6년간 장기 생산공급계약을 하기로 산업은행과 잠정합의한 상태다. 자동차공업협회 김 팀장은 “군산과 창원공장의 64만대 생산규모로는 적정규모가 필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노사문제가 해결되고 공장 부지 매입 후 땅값이 오르는 효과 등을 감안한다면 GM이 부평공장을 인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대우차는 올해 10월말까지 40여만대를 생산, 내수시장에서 18만대를 판매했다. 부평공장까지 인수될 경우 11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돼 GM은 국내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