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3조 출자전환 추진

  • 입력 2001년 8월 22일 18시 36분


하이닉스반도체에 약 3조원의 출자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외환 한빛 산업 조흥 등 주요 채권단은 2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출자전환 차입금 만기연장 등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운영위에 참가했던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약 3조원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으나 출자비율 규모 방법 등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도 “지원안은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모두 개선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출자전환이 논의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외환은행은 이번 주 중 재무주간사인 살로먼 스미스바니(SSB)증권과의 합의를 거쳐 지원방안을 확정, 다음주엔 전체 채권단회의에서 지원을 결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재무 상황
단기차입금4567억원
장기차입금2조9347억원
회사채3조7840억원

(이중2조6190억원은1년이내만기도래)

차입금 합계 7조1755억원
부채합계 11조454억원
자기자본 5조7285억원
부채비율193%
(자료:외환은행, 6월말 기준)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SSB는 하이닉스가 회생하려면 부채비율이 100% 수준으로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3조원의 출자전환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부채는 8조원, 자본금은 9조원이 된다.

과거 SSB가 제시했던 하이닉스 회생방안에는 장기시설투자가 감안되지 않았던 만큼 이에 대한 신규자금지원도 필요하다. 이와는 별도로 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2조5000억원과 리스채 4500억원 등의 채무만기연장 금리감면 등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의 고위 관계자는 “시가 출자전환이 유력하다”고 밝혔으나 22일 현재 주가가 1630원선 임을 감안할 때 주당 3100원으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참여했던 외국인투자자나 소액주주의 설득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가발행을 위해서는 주주총회에서 총발행 주식의 3분의 1과 참석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특히 출자전환과 채무재조정을 위해서는 투신권 등 제2금융권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대우채 판결’로 움츠러든 투신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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