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예금보험기금 사실상 파산상태"

  • 입력 2001년 8월 15일 17시 47분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고 이들 기관에 돈을 맡긴 예금자를 보호하는 데 쓰이는 예금보험기금이 사실상 파산상태에 빠졌다고 지적됐다.

또 예금보험채권 손실 30조원을 메우려면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보험료 수입을 17.4년동안 걷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홍택 부원장과 안영석 전문연구원은 15일 예보가 발행하는 계간지 예금보험공사 금융연구 (2001.Ⅱ)에 발표한 '예금보험제도의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예금보험기금이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파산상태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까지 발생했거나 앞으로 나타날 추가부실을 누가, 얼마나 분담할 것인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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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구조조정에 85兆 투입 회수 12兆

예보는 98년부터 올 5월까지 66조5507억원의 예금보험기금 채권을 발행하고 5월말 현재 85조3628억원을 금융기관에 지원했다. 또 그동안 회수된 자금은 12조5288억원에 불과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수입은 1조9867억원에 그쳤다.

보고서는 "예금보험기금의 현금흐름과 잔고를 보면 앞으로 심각한 적자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예금보험기금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예금보험기금과 구조조정기금을 분리하고 기금의 목표 규모를 결정해 계속 적립할 것을 제안했다. 또 금융기관별 차등보험료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기관 퇴출명령권을 의미하는 보험자격 취소 권한을 예보에 줘 건전성 감시를 강화할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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