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우차 부평공장 분리매각안 유력

  • 입력 2001년 8월 10일 18시 30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분리매각 방안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채권단과 대우자동차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부평공장을 함께 팔면 제값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론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분리매각방안은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군산·창원공장 △대우자동차판매의 영업 및 애프터서비스(AS)망 △자동차 할부판매채권 △인도 이집트 베트남 등 3개 해외현지법인만을 인수한다는 것.

부평공장은 회사분할을 통해 독립법인으로만든 후 기존의 중대형차 생산을 계속하고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통해 독자생존한다.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중대형차는 GM이 인수한 대우자동차판매의 판매망을 이용해 판다. 나머지 GM이 인수하지 않는 자산과 부평독립법인으로 넘어가지 않은 자산 및 부채는 기존 회사에 남겨놓고 청산시킨다.

그러나 대우자동차와 노조는 이 같은 분리매각이 결국 부평공장의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차의 중대형차는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아 생산원가를 낮춰야만 경쟁력이 생기는데 채권단이 계속 지원할 수는 없는 상황.또 자동차산업은 지속적인 노후설비 교체와 연구개발(R&D)이 반드시 필요한데 부평독립법인은 소요자금을 마련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산업은행 정건용 총재는 최근 “부평공장의 청산가치는 2조원이지만 존속가치는 9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부평공장까지 일괄매각하면 가격이 너무 떨어져 헐값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바닥에 깔려있다.GM을 비롯한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의 부동산가치를 계산할 때 땅값은 고려하지 않고 미래에 얼마만큼의 수익을 가져다주는가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부평공장을 팔 때 부동산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이제 정부와 산업은행이 결단을 내려할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부평공장을 둘러싼 노조와 정부간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