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추경예산안 문제점…2003년 균형재정 실현 불투명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7분


정부가 19일 5조555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함에 따라 올해 나라살림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번 추경편성으로 올해 재정증가율이 5.6%에서 10.9%로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정부가 약속한 ‘2003년 균형재정’이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는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므로 크게 염려할 바는 없다”고 장담하지만 추경예산에 대한 선심성 정책 논란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불거질 소지가 높다.

▽추경 어디다 쓰나〓지방재정으로 들어가는 돈이 3조5523억원으로 가장 많다. 추경 전체예산의 70%에 이른다. 지방교부금으로 1조9882억원, 교육교부금으로 1조5641억원을 정산하게 된다. 지난해 세금이 당초 예상보다 13조2000억원(내국세 기준)이 더 걷혀 지자체에 돌려주는 것. 정부는 이 자금에 대한 용도를 모두 지자체에 맡기므로 간여하지 않는다. 지자체들은 이 돈을 빚을 갚는 데 주로 쓸 예정이다. 문제는 굳이 내년에 줘도 될 것을 추경을 짜면서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건강보험과 의료보호지원에 1조1854억원이 편성됐다. 지역건강보험에 대한 예산지원을 27%에서 2005년까지 40% 늘리기로 한 합의에 따라 7354억원이 더 지원된다. 저소득층 의료보호환자의 밀린 진료비 4500억원도 이번 추경에서 지원된다.

올 들어 설해(雪害)와 가뭄 등으로 재해대책 예비비가 모자라 새로 2778억원을 편성했다.추경 후 재해대책 예비비는 6115억원이 된다. 또 청소년인턴제에 250억원, 직업훈련지원에 150억원 등 청소년 실업대책에 400억원이 새로 추가됐다.

▽나라빚 어떻게 갚나〓이번 추경으로 올해 재정증가율은 10.9%에 이르게 된다. 올해 예상 경상성장률 8∼9%보다 재정증가율이 적어도 2%포인트 이상 높은 셈.

정부는 올해 국채발행규모를 2조4000억원으로 잡고 적자를 메울 방침이다. 정부는 2003년에 균형재정을 맞추기 위해 재정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2∼3%포인트 낮게 유지한다는 방침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실현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셈이다.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작년 세계잉여금 4조555억원과 한은잉여금 국고납입분 1조원 등 잉여금만으로 추가 국채발행없이 추경안을 편성했다”며 “지난해 세수호조로 인한 교부금 정산분을 제외할 경우 재정규모 증가율은 7.2%로 예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 내용▼

사업

추경예산

2000년 교부금정산

35,523

-지방교부금 정산

19,882

-교육교부금 정산

15,641

건강보험 및 의료보험

11,854

-지역건강보험 지원

7,354

-의료보호및 체불진료비 지원

4,500

청소년 실업대책

400

-청소년인턴제

250

-취업유망분야 직업훈련

150

재해대책 예비비

2,778

합 계

50,555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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