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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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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14일 “출자총액제한제와 부채비율 200% 규정 등을 기업경영의 현실에 맞도록 융통성 있게 적용해 달라”며 7개 분야 33개 항의 정책개선 건의안을 정부에 공식 제출했다.
이에 대해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재계 요구 중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에 맞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용할 수 없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가급적 이달 안에 사안별로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재계의 갈등은 16일 진 부총리 등 경제장관과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간의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단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14일 △출자총액제한제와 부채비율 규제의 예외 인정 확대 △집단소송제 도입 유보 △구조조정시 고용승계 의무 완화 등을 뼈대로 하는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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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지금 한국경제는 대외 여건의 악화로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있는 반면 정부의 정책수단들은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이라며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려면 경제활동의 주역인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진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기업 정책과 재벌 정책은 구별해야 하며 과거의 재벌 행태는 고쳐야 한다”면서 “대기업이 핵심 역량에 몰두하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과거의 잘못을 다시 저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기업의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출자초과분 해소시한인 내년 3월 말까지 추진 실적이 미흡할 경우 출자총액 한도를 순자산의 25%에서 30∼35% 정도로 상향 조정하는 등 재벌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차입에 의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규제하는 데 반대하며 업종 다각화를 허용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환란(換亂) 이전의 재벌구조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순활·박원재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