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대우인터내셔널 김준성 대리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27분


대우인터내셔널은 한국인이라면 지긋지긋해할 ‘대우사태’의 태풍속에서도 꿋꿋이 종합상사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나는 여기서 제철과 시멘트 설비 해외수출을 맡고 있다. 여러 가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최근 나는 새록새록 회사에 대한 애정을 다지는 중이다.

어느날 이집트의 한 업체에서 제철설비 구매의향서를 받았다. 그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집트의 관습과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관련 서적을 뒤지기 시작했다.

첫 페이지를 장식한 것은 이집트의 웅장한 스핑크스. 어릴 때는 그저 얼굴은 사람, 몸은 사자라고만 알고있었는데 그 스핑크스가 형성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이번에 알게됐다.

강제로 동원된 것이기는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인간들의 힘이 감탄스러웠다. 게다가 그 스핑크스는 고대문명을 간직한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화유산이 돼 후손들의 막대한 관광 수입원이 되고있다는 사실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 사람들은 회사를 스핑크스와 같은 존재로 만들기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다. 동료 선후배 할 것없이 새벽에 졸면서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한다.

매일 이부자리에서 눈을 뜨면 다짐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요즘같은 시대에 상사의 눈치만 보거나 아부공세를 통해 살아남는 단순한 직장인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오늘 또 늦어?”라고 묻는 아내의 구박에 다소 미안하지만 지금은 스핑크스 신화가 우선이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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