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성형외과 107곳 세무조사 착수…한의원-치과는 내달 실시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37분


국내 683개 전체 성형외과 가운데 절반 가량(49%)이 99년 한해 소득이 4000만원 이하라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이는 성형외과 절반이 한달에 330만원 이하를 벌었다는 뜻으로 고용의사의 월급 400만∼700만원에도 못 미친다.

국세청은 26일 성형외과 병의원의 99년 소득신고 통계를 공개하고 소득 탈루혐의가 있는 전국의 성형외과와 미용전문 피부과 107곳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성형외과의 99년 한해 평균 신고수입은 1억2200만원. 이는 전체 의료업 평균수입 2억26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성형외과가 각 의료업종의 수입신고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병의원의 수입액은 인건비나 임차료 등의 비용이 공제되기 전 금액이다.

▽전국 성형외과 3분의 1 세무조사 착수〓세무당국이 특정 의료업종에 대해 특별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성형외과 한의원 치과 등 3대 의료업종의 소득탈루가 심하다고 본다”고 이례적으로 공개하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결과를 봐서 한의원과 치과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00년 말 현재 전국의 성형외과는 683곳으로 이중 200여곳이 지난 3년 이내 세무조사를 받았고 150곳이 최근 개원한 사실을 감안할 때 국세청은 성형외과 3분의 1 이상이 탈세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탈루 실태〓호화로운 내부장식과 190평 규모의 초대형 사무실을 자랑하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고용의사 3명과 종업원을 20명을 둔 대형 성형외과로 99년 수입을 2억원으로 신고했다. 이 병원 원장은 작년 8월 20억원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국세청은 이 병원이 지난 3년간 최소 24억원의 수입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고소득금액이 월 320만원에 불과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자녀 2명을 해외에 조기유학 보내고 최근 3년간 가족이 해외여행을 23회나 다녀왔다. 세무당국은 이 병원이 지난 3년간 10억원의 수입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성형외과에서 광범위하게 탈세가 이루어지는 것은 미용성형수술이 모두 비보험진료과목이며 상당수 병원들이 수술비를 대부분 현찰로 받아 세무당국에서 각 병의원의 정확한 소득액을 추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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