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 예금 건설사 부도나도 손못댄다

  • 입력 2001년 4월 8일 23시 33분


건설회사 명의로 돼 있는 예금계좌라도 실제 예금주가 주택조합이라면 해당 건설회사가 부도났을 때 채권은행은 이 예금에 손댈 수 없다는 조정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8일 A주택조합이 주택은행을 상대로 신청한 분쟁조정건에 대해 “주택조합이 조합원과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중도금을 받는 계좌를 건설사 명의로 개설한 뒤 이 건설사가 부도가 났더라도 채권 은행은 이 계좌의 예금을 대출금과 상계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주택조합은 97년말 설립돼 98년 9월 동아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1월 주택은행 태평로지점과 포일지점에서 동아건설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했다. 이 두 계좌에 A주택조합원과 일반분양자 541명이 중도금을 입금했다.

주택은행은 동아건설이 작년 10월31일 최종 부도 처리되자 이 두 계좌에 있던 예금 5억7200만원과 동아건설의 채무를 상계 처리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A주택조합은 예금계좌 개설 이전에 주택은행 직원과 조합원 및 일반분양자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논의한 바 있고 은행측이 계좌 개설 당시 그 목적과 입금될 돈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금주는 주택조합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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