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상 결렬 대우차 어디로…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26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직원의 한 가족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직원의 한 가족
《대우자동차 처리는 끝내 ‘정리해고 강행파업’으로 번지면서 깊은 수렁에 빠졌다. 노조는 앞으로 가족을 동원한 공장점거를 계획하고 있어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우차의 노사간 갈등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공장의 해외매각 등 전반적인 대우차 처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협상 실패〓대우차 노사는 16일 정리해고를 앞두고 최종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이영국(李泳國) 사장과 김일섭 노조위원장이 오전과 오후에 걸쳐 세 차례 만났으나 만남 자체가 ‘명분쌓기용’ 성격이 강해 결국 타결에는 실패했다.

협상이 깨진 뒤 사측은 바로 19일 단행될 정리해고자 1750명에게 개인별로 내용증명 우편물을 발송했다. 노조는 “정리해고자 가족들과 함께 부평공장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노조의 응집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 그동안 창원 군산 부산 등 전국 지부에 파업동참을 호소했으나 공장별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 전국 파업은 번번이 깨졌다.

앞으로도 전국 규모의 총파업은 힘들 전망이며 부평공장 점거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공권력 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협력업체 활로 터야〓대우차 부도 이후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부품업계가 버텨 줘야 3월 이후 대우차 공장이 재가동될 때 정상화가 가능해진다. 이번 협상결렬로 부품업체 역시 더 큰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대우 부품업체 중 부도처리된 업체는 22개. 협력업체들은 대우차로부터 받을 정리채권 1조4216억원 가운데 40%인 5686억원만 새 어음으로 받고 있다. 대우차가 재료비 1500억원을 절감하기로 해 납품가가 대폭 인하됐고 최근에는 부평공장까지 한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협력업체들은 한계상황까지 도달해 있는 상태다. 대우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기아차 부도 때처럼 정리채권의 100%를 신어음으로 교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3월부터 매각 본격화〓이성근 산업은행 이사는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GM과의 매각협상은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GM은 현재 국내 공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며 해외생산법인 가운데는 인도공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는 국내 공장 중 부평공장을 인수하는지 여부와 인수조건을 얼마로 제시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 만일 부평공장을 빼거나 인수액이 크게 낮을 경우 대우차 공기업화론 등이 힘을 얻게될 가능성도 있다.

인도공장은 엔진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집트공장도 인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채권단과 대우차는 폴란드 FSO 공장 등 GM이 인수를 거부한 공장에 대해 새로운 원매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그 대상에는 현대차와 함께 지난해 9월 단독 인수대상자였다가 인수를 포기한 포드차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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