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올 히트상품 디지털-건강제품 '독무대'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9시 28분


히트상품을 보면 세상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올해 히트한 상품을 짚어보면 유독 디지털관련 제품이나 서비스, 건강관련 제품이 많다”고 설명한다.

올 히트상품은 ‘자연희구’ ‘환경’ ‘건강’ 등을 컨셉트로 내세운 제품이 많다. 올해 음료업계의 최대 히트작인 웅진식품의 ‘초록매실’ 역시 탄산음료를 찾던 소비자들이 자연친화적인 음료를 찾는다는 욕구를 꿰뚫어보고 내놓은 제품. 사이다 시장과 맞먹는 18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고 이중 웅진식품이 1400억원을 차지했다. 모방제품만 20여종이 나왔다. 롯데칠성은 2% 탄산음료시장의 한계를 파고들어 미과즙음료라는 새 영역을 개척, 시장점유율이 85%를 넘는다. 특히 2%는 “날 물로 보지마” “노는 물이 달라” 등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선발주자인 ‘니어워터’를 따돌리고 시장을 장악했다.

9월부터 판매된 한국야쿠르트의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역시 회사측이 성인 75%가 위장장애라는 사실에 착안, 위염치료 효소가 함유된 야쿠르트를 내놓아 한달에 40만병을 팔고 있다. 롯데제과가 올 6월 ‘충치예방’을 강조하며 내놓은 ‘자일리톨 껌’ 역시 대히트를 기록, 이제는 껌도 건강을 표방하지 않으면 팔리기 어려운 시대가 왔음을 보여줬다.

디지털과 관련한 제품은 올 4월부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400만가입자를 눈앞에 두고있는 ‘초고속 인터넷통신망 서비스’가 최대 히트상품.

휴대전화의 문자서비스도 신세대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통신요금의 20∼30%를 점할 정도. 청소년들은 휴대전화로 문자를 치는 속도가 타자속도와 맞먹을 정도.

올 10월 LG텔레콤은 청소년과 20대를 노리고 파격적으로 빨간색의 휴대전화 ‘카이코코’를 선보여 대히트를 기록했다. 올해 신세대들에게는 염색열풍이 불면서 염색약 판매회사와 미용실이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한편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킥보드와 디지몽게임기가 인기를 끌어 부모들이 시달려야 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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