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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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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을 맞는 주요 그룹의화두다. 각 그룹이 처한 상황에 따라 우선 순위는 다르지만 주요 그룹들의 새해 경영키워드는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금이 최고〓견실경영을 가장 강조하는 곳은 현대 LG 코오롱. 현대는 견실경영차원을 넘어서 내년에도 강력한 구조조정 작업에 매달려야 할 형편이다. 대북사업은 일본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전까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코오롱은 각 계열사의 사업을 면밀히 분석, 28개의 사업부서 중 중복 부문이나 미래가 밝지 않은 사업은 정리할 방침이다.
정보통신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LG는 다른 사업부문의 고정투자를 최소한으로 유지, 현금흐름을 가장 중요시할 방침.
▽미래전략〓기존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삼성 코오롱 현대기아차,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롯데 두산 포철 등으로 나뉜다.
삼성경제연구소 유한호박사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핵심역량과 관계가 없는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 무선인터넷 연관시장에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은 바이오회사를 별도로 설립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투자비 회수가 오래 걸리는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경제상황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것.
현대기아차의 선택폭은 좁다. 글로벌 경쟁에 따라가기 위해서 전략적 제휴, 해외시장 확대, 전자상거래를 통한 부품조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한편 견실경영이 체질화된 롯데와 일찍 군살을 뺀 두산은 새해에 액셀러레이터를 힘있게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한국중공업을 인수, 그룹의 핵심산업을 소비재에서 자본재로 바꾸는 실험에 들어갔다. 롯데는 홈쇼핑업체 인수, 편의점 확대 등 신규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
포철은 미래 유망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정보통신과 환경산업에 진출한다. SK와 LG는 당분간 정보통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화〓이제 기업들은 인터넷이 새롭게 돈을 벌어다줄 신사업이 아니라 구매 제조 유통 판매 등 기업의 모든 활동에 필요한 핵심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마치 공기 같은 존재.
각 그룹은 특히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와 코오롱은 벤처에 대한 투자도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업계는 이재용씨가 이끄는 e―삼성이 어떤 전략을 펴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