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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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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증권시장 강정호사장은 11일 “어느 시장에 있는 것이 좋을지는 회사가 아닌 주주들의 입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코스닥이 거래소에 비해 침체해 있지만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나스닥지수는 8배, 다우지수는 3배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두 기업의 거래소 이전을 만류했다.
증권거래소 남영태전무는 “워낙 큰 기업이니까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나 상장요건을 충족시키는지는 아직 검토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합법인이 올 연말까지 거래소에 상장하는데는 합병 후 한 번 이상 결산을 내도록 한 현재의 상장요건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남 전무는 “상장규정 개정문제를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규정 개정에 대한 승인권을 쥐고 있는 정부 당국을 의식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금융감독원과 재정경제부 관계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한 증시 관계자는 “정부당국이 벤처 및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시장으로 키워간다는 코스닥시장 개장 취지와 코스닥이 허약해진 마당에 버팀목 역할을 하는 두 기업의 이전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려 사이에서 고민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두 기업이 거래소로 옮겨가면 코스닥은 코스닥지수의 의미가 반감되는 가운데 테마 형성이 힘든 개별종목시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거래소 이전의 성사 여부는 정부의 의향이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상장 추진에 때맞춰 다른 코스닥업체들도 거래소 이전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보호예수기간이 올 연말로 종료되면서 대주주인 국민은행이 지분 20%를 외국투자자나 기관에 넘기는 것을 계기로 거래소 상장을 검토중이다.
김길수 IR팀장은 “당장 유동물량 부담은 없어 굳이 거래소로 옮길 필요는 없으나 장기적 판단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올해 결산이 끝나는 3월경 최종 결정이 날 것이나 거래소로 옮긴다는 대주주의 결심은 이미 선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코스닥업체인 필룩스 관계자는 “외부감사인 지정제도의 효력이 끝나는 내년초는 돼야 거래소 상장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3,4개 업체가 동시에 상장을 해서 상장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