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장의 경고

  • 입력 2000년 12월 5일 19시 11분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 남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사진)은 5일 최근의 경제상황 악화와 관련, “3년 전의 끔찍한 위기에 다시 빠지지 않으려면 정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각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원장은 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최 조찬강연에서 “구조조정 지연과 노사분규 격화로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 다시 한번 위기국면에 들어가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체감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것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는 “금융경색 해소, 환율 안정, 노사분규 진정 등으로 악재가 상당부분 해결되더라도 내년 경제성장률은 5∼6%대에 그치고 경상수지 흑자는 5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해 △경비절감 △투자보류 △유동성 확보 △위험관리 △수출시장 개척 등을 통해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위기국면 탈출을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집권당이 경기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구조조정을 해야 장기적으로 경기회복과 체질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며 2002년 선거에도 정치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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