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亂가능성 낮지만 기업도산 늘 우려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40분


최근의 환율 급등 현상이 제2의 외환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기업의 자금난이 수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기업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과 동아일보가 매달 발표하는 금융위기 조기경보지수에 따르면 10월중 외환위기 조기경보지수는 0.53으로 전달의 0.28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李昌善)부연구위원은 “이번 환율 상승으로 원화의 고평가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돼 추가 급등으로 인해 외환위기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의 외화부채가 9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고 외화예금도 1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나 환율급등에 따른 외화부채 상환 부담도 치명적이지는 않다”며 “외환당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상승을 막으려 할 경우 나중에 더 큰 투기적 환율상승 압력을 불러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사정 조기경보지수는 10월에 2.39로 전달의 2.33에 비해 상승했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의 매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재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자금수요가 증가해 자금사정지수를 악화시켰다.

LG경제연구원은 “경기마저 빠르게 악화될 경우 기업의 내부자금사정이 점차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도산예상확률지수가 10월중 0.26으로 전달의 ―0.05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기업의 내재가치평가지수도 빠르게 하락함으로써 큰 폭의 증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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