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짜같은 가짜' 값 비싸도 인기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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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중저가 제품보다 값비싼 가짜 외제 손목시계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가짜 손목시계라면 1만∼2만원에 구입해서 잠시 사용하다 버리는 게 대부분. 유명브랜드를 본떠 만들었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쉽게 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지도 않은 제품들이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가짜 손목시계는 진짜 같은 제품들이 많다. 롤렉스 구치 카르티에 등에서 나오는 최신 브랜드를 그대로 베꼈다.

27일 인천세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세관측이 적발한 위조시계 반입 건수는 8707건. 지난해 같은 기간 721건보다 12배 정도로 늘었다. 정품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무려 681억원어치. 중국 보따리 무역상들이 여행용가방, 아랫배, 가랑이 사이 등에 숨겨 들여온다.

이렇게 밀반입된 가짜시계들은 국내 수집상에게 개당 약 8만원에 팔린 뒤 서울 남대문시장 등 수입상가에선 15만∼20만원에 소비자들에게 유통된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상인은 “손목시계가 흔해지면서 예전처럼 값싼 가짜는 인기가 없다”며 “개당 가격이 웬만한 국산 시계보다 비싼데도 2, 3개씩 한꺼번에 사가는 소비자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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