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환율 1154원 연중최고…하루새 12원 올라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40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1150원대로 올라섰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줄곧 급등세를 보인 끝에 하루만에 12.2원 오른 1154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 연중 최고기록은 종가 기준으로 1146.6원(1월6일), 장중 기준으로는 1156원(1월7일)이다.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달러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데다 오름세 심리가 확산되며 가수요(假需要)까지 생겨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유수입에 대한 정유사들의 결제시기가 연말에 몰려있는 데다 기업 외화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쌓기 위한 은행권들의 달러화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반면 기업체들은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수출대금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수급균형이 깨진 것.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시장불안, 예금부분보장제 및 외환자유화, 동남아 통화가치 급락 등도 달러화 보유심리를 촉발시켰다고 외환 딜러들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1130원 아래서 들어왔던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이 환차손에 대한 우려로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씨티은행 오석태부장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반도체값 급락, 국제유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원화가치 하락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3개월 내에 환율이 118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