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심리 꽁꽁" 장기불황 오나…3분기 0.7%감소

  • 입력 2000년 11월 10일 20시 00분


소비가 갑작스레 움츠러들어 한국경제가 더욱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0일 ‘소비감소, 장기 불황의 서곡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올 3·4분기 소비는 전분기보다 0.7%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가 뒷걸음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직후인 98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내구소비재 출하는 9월에 무려 23.5%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한 비내구소비재의 출하량은 1.4% 증가에 그쳤다. 이번 분석보고서는 ‘IMF 탈출선언’이후 다시금 위축되고 있는 소비심리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LG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나타난 ‘자발적인 소비감소’에 의한 것이어서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위축이 성장률을 떨어뜨려 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연상시키는 장기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특히 이같은 소비심리 위축이 경제성장률 둔화나 주가하락 등에 따른 소득감소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래의 경제전망을 비관하는 데 따른 것이어서 장기적인 경기하강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심재웅 연구원은 “90년대 일본이 과잉투자와 신용경색 상황에서 소비까지 위축돼 10년간 장기불황을 겪었다”면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 금융구조조정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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