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금융3社 이달 AIG에 매각…10억달러 투자조건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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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현대투자신탁증권 현대투자신탁운용 등 현대계열 금융 3개사의 경영권이 이르면 11월 중에 미국 보험회사인 AIG로 넘어간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계열사는 현대건설 현대전자 현대상선 등 21개사로 줄어든다.

10일 현대투신증권 이창식(李昌植)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AIG와 3개사 매각과 관련된 협상을 벌여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의 경영권을 AIG에 넘기기로 합의했다”며 “11월 중에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은 “AIG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식이 이전에는 후순위채권이었으나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로 바꾸기로 했다”며 “AIG가 10억달러를 현대증권 등 3개사에 투자하는 것과 동시에 3개사의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AIG의 현대증권 지분은 23.7%로 현대상선(16.6%) 현대중공업(3.2%) 현대미포조선(0.4%) 등 현대계열사 지분(20.2%)보다 많아지게 된다.

그는 “AIG가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증권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임원의 50%를 선임하기로 했다”며 “기업내부통제(Compliance)도 AIG 방식으로 전면적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AIG가 요청하고 있는 2조3000억원의 만기연장과 금리인하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AIG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투신증권이 한남투신을 인수할 때 증권금융을 통해 지원된 2조3000억원은 무기명장기채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발행하려면 금융실명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AIG 요청대로 지원금리를 3%로 낮추기 위해선 실세금리(7∼8%)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4∼5%의 금리 차에 따른 손실을 떠안을 주체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현대투신증권에 대해 실세금리로 유동성을 지원해줄 수는 있다”고 밝혔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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