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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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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리비아 남부의 지하수를 지중해 연안까지 끌어올려 사막에 녹색혁명을 일으키려는 대역사(大役事). 5단계까지 약 270억달러 규모로 리비아 최대의 국책사업이자 단일 공사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동아건설이 84년 처음으로 1단계 38억달러 공사 수주에 성공했을 때도 국내 해외 건설 수주액 사상 최고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현재 마감단계에 있는 2단계 공사와 3단계공사 신규 수주가 불투명해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재 공정 97%인 2단계 공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해준다는 방침이다. 리비아 정부 역시 공사기술이나 3세계 인력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동아건설에 우선권을 줄 공산이 크다.
문제는 51억달러 규모의 3단계 공사. 리비아정부는 98년 3단계 1차 공사 12억달러를 국제입찰에 부쳤다가 취소하고 동아건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 2단계 공사에 공헌한 동아를 배려한 것. 그러나 동아건설이 다시 침몰 위기에 몰림에 따라 3단계 공사의 향방이 모호해졌다. 1, 2단계 합해 10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했지만 초기 적자를 포함해 겨우 수지를 맞췄는데 이제 수익이 날 만할 때 아웃당할 위기에 처한 것.
업계에서는 동아건설의 3단계 공사 수주 가능성을 절반 정도로 본다. 우선 리비아정부는 미국과 유엔으로부터 경제제재조치를 당하는 등 어려운 시절에 리비아를 도와준 동아건설에 대해 끈끈한 의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카다피와 호형호제하는 최원석 전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동아건설의 약점. 또 1, 2단계 공사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시설들의 감가상각으로 인해 동아건설이 시공하면 공사 원가가 매우 낮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이제 새로운 회사가 들어올 경우 원가가 상승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드메즈 등 서구 시공사들이 끈질기게 입찰을 요구하고 있어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