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3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말부터 환율이 하루 10원 가까이 오르내리자 종합상사 등 수출입 관련 기업들은 경제연구소나 전문기관의 전망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환율에 대한 위험(리스크)을 감소시키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변변한 외환전문가 하나 없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언제 네고를 해야 할지, 얼마를 기준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세워야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수출업체 사장들은 환차익을 얻지 않아도 되니 환율이 7, 8월처럼 소폭으로 변동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고정환율제 시기처럼 아예 묶여버리면 좋겠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종합상사들은 달러 보유량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환차손을 최대한 줄여 나가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한 금융 담당자는 “일일 환율 낙폭이 너무 커 네고에 어려움이 많다”며 “환율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소한 환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상사들은 거의 대부분 선물환을 이용하고 있으며 수출대전을 달러 또는 그 나라 화폐로 받아 바로 로컬 결재를 하는 환변동 예방법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산기업들은 수출시 네고 자금 결재 시기와 원료의 수입결재(B/L) 시기를 일치시키고, 네고 자금과 수입 결재일 사이에는 외화예금을 활용해 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금에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나 가능한 방법. 자금 여유가 없는 기업들은 로컬L/C를 달러 또는 외환으로 결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류업체의 외환 담당자는“선물환거래보다 아예 수출입 모두 달러로 결재하는 방법이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중소 수출업체들로부터 결제 기준환율을 잡기 어렵다는 문의가 잇따르지만 속 시원히 말해줄 수도 없는 처지”라며 “상당수 수출입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