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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26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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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페소화는 25일 달러당 49.63 페소로 전일보다 0.38페소나 상승하는 등 페소화 가치가 97년말 외환 위기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
태국 바트화 역시 달러당 43.69바트로 98년6월 이후 최고치인 44.30바트 수준에 근접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역시 증시 약세와 함께 외채 상환 우려 등으로 연초에 비해 달러 대비 20% 하락한 상태다.이같은 환율 상승은 달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 송민선 선임은 “외채 상환에 필요한 달러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와 증권 투자가 달러 조달 창구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외국인 투자가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자본 유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정치 불안으로 이들 국가의 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필리핀의 경우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뇌물 수수 스캔들 이후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태국은 연말로 다가온 총선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레임 덕’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선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정권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한다면 아시아 증시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필리핀과 태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먼저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당분간 통화 가치와 주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