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채권단과 대한통운에 따르면 서울은행과 대한통운은 지급보증채무 해결을 위해 전문 평가기관의 힘을 빌리기로 합의했다.
지급보증을 해소하기 위해 7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채권단과 2025억원으로 해결하자는 대한통운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회계법인 등 제3의 기관에 평가를 의뢰하기로 한 것. 양측은 곧 평가기관을 골라 대한통운의 기업가치 및 보증채무 부담능력 등을 감안한 평가기관의 의견이 나오면 서로 부담해야 할 금액을 본격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의 평가작업은 최소 2∼3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채권단이나 대한통운이나 동아건설 퇴출이라는 파국은 피하려 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한통운 지급보증 해소가 잘 풀리면 동아건설 역시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이 평가기관의 중재안에 얼마나 무게를 실어줄지는 미지수. 채권단은 대한통운으로부터 최대한 받아내야 동아건설 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대한통운은 채권단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지급보증 7000억원 중 3600억원은 2002년 6월이면 보증의무가 끝나는 동아건설의 리비아 2차공사와 관련된 것”이라며 “채권단의 주장대로라면 주채무자인 동아건설은 살고 보증채무를 진 대한통운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