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왕 비결은 성실"- 대한생명 정태웅 보험설계사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8시 30분


‘3대 불가론.’

정태웅씨(35)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험설계사로 나서겠다고 말했을 때 정씨의 부모는 “네 주위엔 부자가 없어 보험에 가입해줄 사람이 없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임기응변에 능하지도 않다”며 적극 만류했다.

그러나 정씨는 “샐러리맨의 월급으로는 아무래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뛰어든 보험업계 영업직. 93년 대한생명에 입사한 정씨는 94년엔 신인상을, 96∼98년엔 3회 연속 1등상을 받았다. 99년엔 한칸 밀려난 2등상을 받았지만 정씨에겐 대한생명 유일의 3연패 ‘신화 창조기’란 별명이 생겼다.

지난해 남들(설계사)이 신계약으로 연평균 1200만원 가량을 회사에 벌어줄 때 정씨는 평균의 200배가 넘는 28억7300여만원을 회사에 갖다주었다. 자연히 연봉도 설계사 평균의 10배를 웃돈다.

전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공략 대상의 집중화. 정씨는 서울의 S종합병원을 94년부터 ‘출입’하며 이젠 교수 400여명 중 200여명을 고객으로 만들었다. 95년엔 고객 교수 중 한 명이 “당신 마음대로 해봐” 하며 1억원 가량이 든 통장 3개를 건네준 적도 있다.

‘시장’이 너무 작지 않느냐고 묻자 정씨는 “S병원의 총 직원 중 매년 교체되는 인원만도 500명”이라며 “신규고객이 매년 350명 정도인 걸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이제는 어느 교수방이든 다 어렵지 않게 드나든다는 정씨. 신임을 얻기는 힘들었지만 한번 신임하면 끝까지 믿어주는 직군(職群)이라 다른 설계사에게 ‘침략’당할 위험이 적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런 믿음을 얻기엔 ‘무서운’ 성실이 뒷받침됐다. 지난 8년 동안 정씨의 출근시각은 오전 7시20분에서 오차범위 10분을 넘지 않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S병원의 도착시각도 오전 9시50분에서 그 정도의 오차범위 안. 똑딱똑딱 시계추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고객들에게 ‘얼굴’을 보이며 3∼6개월마다 자산의 상황을 자료로 만들어줬다는 것.

“설계사는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합니다. 한 곳에서 무너지면 생활을 추스르기 어렵죠. 5분 전에 2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더라도 곧 잊어버리고 2만원짜리 계약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반대의 경우에도 그럴 수 있는 사람.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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