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웨어 박지열 사장, "웹 고속도로 시원하게 깔겁니다"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벤처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코스닥시장 최고경영자(CEO)의 평균연령은 과연 이름만큼이나 젊을까. 예상과는 달리 코스닥등록기업 CEO 평균연령은 49.6세나 된다. 대부분 창업자가 대표이사를 맡거나 경륜이 많은 전문경영인을 모셔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 고속도로’를 깔겠다는 꿈을 지닌 링크웨어는 발상을 전환해 30세의 박지열 사장을 과감하게 채용했다. 인터넷과 웹은 젊은 세대의 몫이어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진취성을 지닌 30대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사장은 가업(금속주조)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졸업후 1년6개월동안 아버님 밑에서 일했지만 ‘굴뚝산업’의 한계를 느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뛰쳐나왔다.

그는 대학시절 ‘금속’보다 컴퓨터를 더 좋아했다. 94년 인터넷이 처음 생기는 것을 보고 ‘아 이거야’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제가 40년전에 태어났다면 현대건설처럼 고속도로를 만들어 성공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사업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똑같이 인터넷에서 고속도로를 깔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25세의 어린 나이에 처음 시작한 사업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LAN(근거리통신망) WAN(광역통신망)을 구축해주는 것.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모기관의 LAN구축 입찰에 참여했을 때입니다. 당시 삼성SDS는 컴퓨터를, LG―EDS는 멀티미디어를 공짜로 주겠다고 제시하니 도저히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더군요”

그는 대기업의 엄청난 장벽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95년말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회사를 정리했다.

박 사장은 이때 대기업이 도대체 어떤 구조로 움직이길래 이처럼 엄청난 덤핑을 할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미국의 대표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

이곳에서 3년간 철강 자동차 등 많은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기업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하지만 자기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던 차에 헤드헌터의 눈에 띄어 올 1월 링크웨어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후 고유사업인 기업의 정보통신(IT) 아웃소싱 뿐만 아니라 식음료 B2B 산업인 푸드머스(foodmerce.com)를 성공시켰다. 지금은 정보통신(IT) 전문인력공급 사업인 이프로랜서(eProlancer.net)와 ‘웹 팩토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는 단지 디자인을 좋게 하는데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한데 묶어서 운영해야 소비자가 싫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박 사장은 비록 코스닥등록기업 최연소 CEO라는 명찰을 달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나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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