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조사 비협조에 제재수단 없어 속앓이

  • 입력 2000년 10월 8일 20시 00분


‘경제검찰 공정위를 물로 보나.’

금융감독위원회와 함께 재벌개혁의 선봉에 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회사들의 비협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기업조사권을 가진 공정위는 기업들엔 검찰만큼 두려운 존재. 하지만 요즘 들어 칼날이 ‘잘 안먹히는’ 분위기다.

최근 공정위와 삼성카드의 현장조사 마찰은 대표적인 사례. 공정위 직원들이 삼성카드측의 조사 비협조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철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럴 경우 공정위가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조사거부나 비협조를 이유로 과태료를 물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과태료를 물리는 사례는 드물다.

정유회사들이 군납유를 부당하게 담합해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물린 과정에서도 관련 재벌계열사들은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기업 관계자들은 “온갖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공정위 조사를 받으면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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