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교수 “경제지표 겉만 멀쩡 정부 구조조정 미흡”

  • 입력 2000년 10월 5일 01시 41분


서울대 경제학부 정운찬(鄭雲燦) 교수는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리 경제의 실상을 국민에게 솔직히 알리고 공적자금 추가투입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4일 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주최로 서울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 ‘한국의 구조조정 잘 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플레 국제수지 외환보유고 이자율 등 외견상 거시지표가 좋은 것은 정부의 재정확대정책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실제 우리 경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며 내년 이후의 경제가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했으며 현 경제팀의 성향으로는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내년 2월까지 기업과 금융구조조정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개혁까지 완수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 책임을 물어 은행원들의 재산을 가압류하고 민형사 책임을 묻기 전에 관치금융을 한 옛 관료들에 대한 책임부터 먼저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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