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미국 수출 '잘나가도 고민'

  • 입력 2000년 10월 4일 18시 28분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미국시장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으나 반대로 해당업체들의 고민은 쌓이기만 한다.

미국시장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주된 이유가 무상보증 기간을 늘린 덕분인데 이 비용이 결국 해당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미국내 자동차 ‘빅3’인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0.1%에서 67.3%로 2.8%포인트 하락했으나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1.7%에서 2.5%로 0.8%포인트 올라갔다. 판매수량으로는 지난해 21만5488대보다 49% 늘어난 32만1165대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미국시장 판매량이 이처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무상보증기간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무상보증으로 자리를 잡은 일본업체보다도 파격적인 보증수리기간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보증기간은 5년, 6만마일이며 자동차 핵심부품인 파워트레인(엔진┼트랜스미션)은 10년 동안 10만마일이나 보증해주고 있다.

장충린 대우증권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무상보증에 대비해 자동차업체들은 보통 차 한 대당 300달러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해둔다”면서도 “그러나 10년 동안이면 이 금액은 턱없이 모자라게 되며 앞으로 3∼4년 동안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이 비용이 수익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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