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동전, 500엔 둔갑 '말썽'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03분


변조된 우리나라 500원짜리 동전이 일본에서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닌 500엔짜리 동전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국내로부터 밀반출된 500원짜리 동전이 다량으로 발견돼 일본 정부가 비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세관 검색 강화를 요청해왔다.

우리나라 500원짜리 동전은 일본의 500엔짜리 동전과 재질 및 지름이 똑같고 두께와 무게도 거의 비슷해 표면을 약간 연마시키면 자동판매기에서 500엔짜리 동전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또한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변조된 500원짜리 동전을 자동판매기에 집어넣었다가 반환받는 수법으로 ‘환전(換錢)’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일본 내 일각에선 말썽 많은 500엔짜리 동전을 자동판매기에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까지 거론될 정도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변조를 막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500엔짜리 신동전을 발행하고 자동판매기 투입구를 교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변조된 500원짜리 동전이 발견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발견되는 변조 동전은 우리나라의 500원짜리 동전이 가장 많으며 헝가리의 20포린트와 이란의 50리알도 종종 발견되는 추세.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관세청은 여행자와 선원 등을 대상으로 동전 반출에 대한 검색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동전 밀반출을 방치할 경우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한편 일본 내 한국인에 대한 혐오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다량의 동전을 가지고 출국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