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정열 많이 쏟으면 돈번다?"…주식투자 7가지 오해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47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최근 ‘초보투자자들이 철썩같이 믿지만 오해와 함정투성이인 7가지 주식투자 통설’을 짚는 기획기사를 실었다.

매매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라는 세금을 물리는 등 우리와는 제도나 여건이 크게 다른 미국증시를 배경으로 한 논의이지만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성공의 99%는 노력?’〓데이트레이더(초단타매매자)들이나 공격적 투자자들은 주식투자에 시간과 정력을 많이 쓸수록 수익률이 커질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개인사업이나 운동경기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정보의 흐름이 워낙 빨라서 ‘나 혼자만 알고 있다’고 믿는 내막정보도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경우가 흔하다. 공을 많이 들일수록 거래를 자주 하게 되는데 그래봤자 수수료와 세금을 건지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분할매도가 손실위험을 줄인다’〓주식을 팔 때 조금씩 나눠서 순차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나중에 손을 턴 종목의 주가가 결과적으로 오를 때 ‘더 벌 수도 있었는데…’하는 후회를 하지 않으려는 심산이다. 하지만 처분 기회를 놓치면 손실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처분해야 한다.

▽‘이익실현은 남는 장사’〓주가가 오르고 있는 종목을 팔아치우면 물론 차익이 떨어진다. 하지만 초보투자자들은 상승탄력을 받은 종목은 쉽게 팔고 떨어지고 있는 종목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상승종목이 과대평가돼 있거나 하락종목이 곧 반등하리라는 확신이 없다면 전자를 보유하고 후자를 손절매하는 게 낫다.

▽‘여러 종목에 투자하면 감당하기 힘들어’〓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손실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경기가 성장세를 접을 때 경기에 민감한 주식만 사는 것보다는 경기에 둔감한 주식도 적절히 섞어 보유하는 것이 좋다.

▽‘저축은 안전하다’〓오랫동안 쓰지 않을 여유자금을 낮은 금리의 저축상품에 묻어두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인플레이션이나 세금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큰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주식투자는 안정적인 자금증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약세장은 잃는 장’〓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을 때 주식을 팔면 큰 손실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약세장은 평소에 눈여겨둔 종목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대박의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장기보유를 전제할 때 성립하는 얘기.

▽‘나는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없다’〓위험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무모함 이상으로 무익하다. 요컨대 위험을 감수하되 위험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기본은 많은 종목으로 분산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초보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시장은 아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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