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장비업체 컨소시엄 참여 '머뭇'…경쟁력 약화 우려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38분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통신 SK LG 등이 장비 제조업체를 잡지못해 컨소시엄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굵직한 장비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들이 컨소시엄 참여를 기피하면서 자칫 주도 기업들의 ‘계열사만의 잔치’로 전락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각 컨소시엄이 탄탄한 ‘완성도’를 갖추지 못할 경우 자칫 IMT―2000서비스는 기술과 경쟁력면에서 취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3개 컨소시엄은 5% 이상 지분을 갖는 주요 주주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 SK LG 등 IMT―2000 사업자 경쟁 후보들은 현재 컨소시엄에 출자할 주요 주주로 그룹 외부의 대형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의 유치를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당초 정부가 의도했던 기술과 자본을 갖춘 국내 대형 장비 제조업체들의 IMT―2000컨소시엄 참여 유도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분 5% 이상 참여하는 주요 주주의 기술과 전문성 등에 대해 많은 점수를 배정하는 기간통신사업자 허가 심사기준을 마련, 장비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는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화 등 수개에 불과한 실정. 컨소시엄의 초기 자본금을 3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출자금 이외에 분담할 출연금을 합쳐 적어도 475억원의 자금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특정 컨소시엄에 가담할 경우 다른 컨소시엄에 납품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컨소시엄 가담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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