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둘만한 저평가 종목 선택 요령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35분


12월 결산 상장사의 올 상반기 실적 결과만을 놓고 보면 ‘한국 주식시장의 지나친 저평가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실적은 주가의 거울’이라는 증시격언은 2000년 한국 증시에선 아귀가 맞지 않는다.

거래소 상장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작년말 289조원에서 지난 14일 현재 212조로 27%가량 감소했다. 반면 올 상반기 순이익은 30.1% 증가,거래소 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1.1배 제조업체의 PER는 8.6배에 불과하다.

신영증권 장득수리서치센터부장은 “상장사의 수익성을 반영하면 시장 전체적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현대사태 등 주변 여건만 호전된다면 실적의 주가반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길목 지키기전략’을 구사한다면 실적호전에도 불구,주가수준이 크게 저평가된 종목을 선취매하는게 바람직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결론.

그렇다면 실적호전 저평가 종목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

이와 관련 서울증권 여인택연구원은 실적대비 저평가종목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4가지 잣대를 제시했다. 우선 실적호전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 매출액과 영업이익(흑자전환 포함)은 기본적으로 두자리수 이상 증가해야 한다. 다만 금융비용부담 및 출자기업에 대한 손실반영 등 영업외적인 요인으로 경상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제외한다.

둘째 적정수준의 거래량을 형성해야 한다. 일정수준의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수급상의 왜곡으로 기업가치가 주가에 적절히 반영될 수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

14일 현재 제조업의 20일 이동평균거래량(10만8231주)을 기준으로 10만주 미만의 거래량을 보인 기업은 투자대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게 여연구원의 설명이다.

외국인지분의 증가여부도 저평가종목 선정의 잣대가 됐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매수로 700선을 근근히 지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지분이 증가한 종목은 일단 수급상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연중 최고가대비 주가하락폭이 종합주가지수의 하락폭(29%가량)보다 큰 종목이어야 ‘낙폭과대 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

이런 5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종목은 미래산업 케이씨텍 대원전선 등 총 21개(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거나 크게 증가한 종목은 미래산업 케이씨텍 성미전자 LG상사 등이며 동양메이저와 삼영전자는 올들어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대상이 된 종목. 또 대원전선 한일이화 제일엔지니어링 미래산업은 16일 현재 주가가 연중 최고가대비 반토막 이상 난 종목들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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