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업종 다 먹겠다"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02분


롯데가 '유통 천하통일' 을 꿈꾸고 있다.

롯데는 올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재벌 순위 6위지만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기업경영으로 유명한 기업. 그러나 유통 분야에서는 '야누스의 얼굴' 처럼 공격적이고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끊없는 백화점 팽창〓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4조2500억원으로 3조원에 못미치는 현대백화점이나 2조원이 안되는 신세계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월 분당점(청구 블루힐 인수) 6월 서울 강남점(그랜드백화점 인수)에 이어 12월 포항점을 새로 열 예정. 롯데는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광주 부평(동아시티백화점 인수) 일산점 등 6개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올 연말 13개에서 내년에 새로 문을 열 안양 창원을 포함해 장기적으로 2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급속한 할인점 확장〓외환위기 직후인 98년 3개의 마그넷 매장을 열면서 시장점유율이 1.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장을 8개로 늘리면서 도약하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8.2%로 '빅 5' 에 포함된다. 이달말 광주 상무점 등 10개를 추가하고 2003년까지 70개로 늘릴 예정. 수년 내로 신세계 E마트와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과 슈퍼체인 공략〓편의점과 슈퍼체인은 LG가 'LG25시' 와 LG유통으로 아성을 굳힌 분야. 롯데는 88년 5월 (주)코리아 세븐을 세우면서 편의점에 진출했으며 올해 코오롱으로부터 270여개의 가맹 점포를 가진 '로손' 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세블 일레븐' 점포수는 571개로 늘어나 1, 2위 업체인 LG25시와 패밀리마트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롯데는 올해 가맹 점포수를 700개, 수년 내로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역적 특성이 강한 슈퍼마켓 체인은 '5대 기업형 소매업' 중 아직 롯데가 발을 들여놓지 않은 유일한 분야. 그러나 올해 700평∼1500평 규모의 매장을 시범운영한 후 이 분야에도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중앙회 등에서는 "대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동네 슈퍼를 고사시키려 한다" 고 비난하고 있다.

△미래의 황금시장 인터넷 쇼핑몰〓신영증권 자료에 따르면 롯데닷컴의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 매출액은 50억여원으로 삼성몰(700억원)이나 한솔CSN(440억원) 인터파크(99억원) 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

롯데는 그러나 백화점 할인점 영업을 롯데닷컴과 연계하고 백화점과 거래하는 2000여개 협력업체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망을 구축하는 한편 언론사 사이버쇼핑몰과 제휴해 이 부문을 집중 육성할 예정이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롯데닷컴 대표는 "3, 4년내 닷컴의 매출을 백화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응과 우려〓경쟁업체나 유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롯데의 전방위 확대전략에 대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 는 반응이 만만치 않다. 할인점이나 백화점은 국내 시장이 이미 거의 포화상태여서 곧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인터넷 쇼핑몰은 선발업체가 이미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롯데는 군소업체에 머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경쟁업계는 주장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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