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가입자 팍팍 줄지만… 업계는 "하하하"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39분


거품이 걷힌 것인가, 황혼기에 접어든 것인가.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된 6월을 기점으로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두달새 113만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가수요가 사라졌다는 분석과 함께 휴대전화 전성시대가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상 6,7월은 휴대전화의 비수기. 그렇다해도 가입자 감소폭은 의외로 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수 감소는 그동안 쌓인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볼 수있다”면서 “그러나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왜 줄어드나〓단말기 보조금 폐지는 가입자수 감소의 결정타였다. 그동안 휴대전화 사업자들은 단말기 보조금을 등에 엎고 코흘리개 초등학생까지 타깃으로 삼아 ‘소모적’ 마케팅을 벌였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 이전 10만∼20만원에 해결되던 신형 단말기 구매가 지금은 30만∼40만원까지 치솟아 신규 가입자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보조금 지급 시절 신형 단말기를 이용하고 싶어 구형 단말기를 놔두고 새로운 번호에 가입한 사용자들이 이를 정리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으나 휴대전화 사업자들은 담담한 분위기. 오히려 업체별로 연간 4000억∼5000억원의 단말기 보조금 지출 부담을 덜게 돼 이를 반기기까지 하고 있다. 신세기통신 한솔엠닷컴등이 인수합병된 것도 ‘경쟁열기’를 식히는 계기가 됐다. 보조금 부담이 없어지면서 98년말과 99년말 각각 9000억원과 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통프리텔은 올해말 2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크기는 줄어지만 경영상태는 개선되고 있는 것.

▽얼마나 줄었나〓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5개사의 가입자수는 7월말 현재 2618만9000명으로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되기 직전인 5월말 2731만9000명에 비해 113만명이 줄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011)이 5월말 1181만874명에서 7월말 현재 1135만4천여명으로, 신세기통신(017)이 389만9214명에서 7월말 369만2000명으로 감소했다.다음해 상반기 합병을 앞둔 한통프리텔(016)과 한통엠닷컴(018)은 각각 509만8000명과 280만여명에서 490만여명과 268만여명으로 줄었고 LG텔레콤(019)은 370만여명에서 356만여명으로 감소했다.

 5월말6월말7월말(잠정)
SK텔레콤11,818,74311,552,105(▽266,638)11,354,034(▽198,071)
신세기통신3,899,2143,750,998(▽148,216)3,692,539(▽58,459)
한국통신프리텔5,098,3984,968,939(▽129,459)4,905,000(▽63,939)
한국통신엠닷컴2,800,2962,721,200(▽79,096)2,680,000(▽41,200)
LG텔레콤3,702,7313,605,486(▽97,245)3,557,748(▽47,738)
합 계27,319,38226,598,728(▽720,654)26,189,321(▽409,407)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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