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정점 지나지 않았다"…지난달 생산 18%증가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통계청은 30일 국내경기가 조정국면에 들어섰지만 이미 정점을 지난 것은 아니며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경기 선행지수 하락세를 들어 올 1·4분기에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을 제기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경기정점’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6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국내 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9% 증가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1.9%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생산증가는 주로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것으로 반도체 요인을 제거하면 생산은 9.6% 증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9%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과 파업, 조업일수 등 불규칙 요인을 모두 제외하면 생산은 4월 이후 상승률이 낮아졌으나 과거 호경기 때의 8∼9%보다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또 수출을 위한 출하는 27.8%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는 11.1%, 설비투자는 26.1% 증가로 상승속도가 둔화됐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상승해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3.8%로 전달에 비해 1.8%포인트 낮아져 하락세가 10개월 째 이어졌으나 5월부터 하락폭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선행지수 하락세를 들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은 올 1·4분기에 이미 경기정점이 지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통계청은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지표가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동행지수가 과거 경기상승기에는 평균 34개월 상승했는데 현재는 20개월 상승에 머물렀고 선행지수도 과거 평균 32.6개월 상승에 비해 현재는 13개월 상승에 불과하므로 경기가 아직 하강국면이 아닌 그 전 단계인 조정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는 등락세를 보이며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있으나 연말 안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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