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 먹구름...전문가 진단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주가 폭락으로 여름철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여지없이 깨지면서 8월 증시 전망이 어느때보다 불투명하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집중매도하며 지수하락을 부추기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보통신과 컴퓨터 관련 기술주는 힘을 잃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만큼 주중반 이후 반등할 수 있지만 추세를 바꿀만큼의 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실적호전 저PER(주가수익비율) 비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현금보유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외국인, 향후 전망 비관적(?)〓외국인들은 환율과 무역수지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동남아시아 환율이 불안하고 일본 엔화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원화는 안정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씽크풀 투자전략가 골드존은 “동남아권에서 원화만 안정세를 유지해 갈 수 없다는 판단아래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회의적으로 보고 미리 자금을 빼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들의 주타깃은 보유물량이 많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투신운용 장동헌 본부장은 “반도체 통신관련주 매물이 나오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며 증시불안은 정부가 약속했던 금융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지 해외상황은 양호하다”고 주장했다.

▽기술주 강세는 힘들듯〓지난 연말부터 주가상승을 주도했던 기술주가 점차 힘을 잃어 가며 다른 종목에 비해 주가하락폭이 더 큰 상황.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8월중 추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금리인상은 기술주가 몰려있는 나스닥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이는 미국 시장만 쳐다보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팀장은 “향후 주가반등은 경기에 덜 민감한 유틸리티주(한국전력 한국통신)가 바닥을 확인하고 올라가는 시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의 대표적 통신주인 한통프리텔을 집중매수하는 것도 기술주를 좋게 보는 것이 아니라 손실방지 차원에서 주가부양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투자전략〓전문가들은 비기술주이면서 저PER 및 실적호전주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골드존은 “현금보유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주후반경 삼성전자는 27만원대에서 매수하되 목표수익률은 낮게 잡아야 한다”며 “코스닥에서는 기술주가 더 위험한만큼 일반기업중 내재가치 우량주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저PER주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한번 조정을 거친후 소량 매입해야 한다는 것.

쥬라기도 한국전력 도시가스 자동차부품 및 타이어 비철금속 식료품 등 굴뚝주를 추천하고 정보통신 및 컴퓨터 관련업종은 매도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보유종목은 손절매 타이밍을 놓친 만큼 계속 보유했다가 반등때마다 매도하는 전략을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이진·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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