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동성위기]현대건설 자금지원 진통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57분


현대건설로부터 신규자금 지원요청을 받은 은행들이 자금지원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1800억원 중 부족자금 1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27일 △농협 600억원 △기업은행 460억원 △하나은행에 400억원 등 신규 자금지원을 긴급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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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28일 밤 “현대건설이 현대그룹 자체적으로 자금을 추가 조달해 29일 필요한 자금이 10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혀 29일 돌아오는 어음을 막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에선 자금지원을 일단 거부하거나 지원액을 줄이고 있다. 5월 이후 현대건설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회수한 농협은 기업어음(CP)을 재매입하는 방법으로 550억원 안팎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230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지원 여부는 29일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윤교중(尹喬重)부행장은 “자구노력이 미흡한 상황에서는 차입금 만기연장 외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김윤규(金潤圭)사장은 “수주실적과 영업상황이 좋은데도 자금을 일시에 빼 가는 바람에 미스매칭을 겪고 있으며 8월부터는 유동성 상황이 호전된다”며 “자산을 다 팔아서라도 차입금을 상환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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