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강세는 순환매?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37분


지난 주 중반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우선주가 14일에는 무려 89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다.

특히 보통주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인 일부 우선주에 대해서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크게 유입됐다.

이같은 우선주 급등 현상에 대해 “뚜렷한 주도주가 없어 순환매 차원의 매기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것”이라는 지적과 “중간배당제 실시 기업이 늘어나는 등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런 상반된 분석 가운데 일단은 ‘순환매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양증권 분석팀 정진관연구원은 “우선주들이 한꺼번에 상승하는 것은 지수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뚜렷한 주도주나 매수 주체가 없을 때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 인터넷기업 M&A, 의약분업 등 많은 재료들이 터져나왔지만 실질적인 주도주를 찾는데 실패하는 바람에 매수세력이 우선주라는 ‘어설픈’ 주도주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증권과 대우증권도 각각 18일 특이종목 분석에서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순환매 장세에서 투기적 동기를 지닌 매수세가 유입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세종증권 투자전략팀 윤재현부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배당을 현실적으로 해줄 수 있는 체계가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선주 강세를 단순한 순환매 차원으로 해석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이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대주주에 대한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있어 배당의 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연구원은 “유럽 미국의 경우 의결권의 가치는 약 20∼30%여서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의 70∼80%에서 형성되는게 보통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주주를 견제하는 의결권의 가치가 높은 반면 배당성향은 낮아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보다 크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지만 투자자에 대한 조언은 같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보통주 지분율이 높거나 실적이 좋은 기업의 우선주 중에서 보통주보다 가격이 크게 낮은 종목은 관심을 가져도 되지만 유동성이 작고 보통주보다 주가가 높은 우선주는 왜곡된 것이므로 주의해야한다는 것.

한편 18일에는 대부분 우선주들이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주말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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