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편리한 투신용어]"조금 헷갈리죠?"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49분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받으려고 투자신탁회사를 찾은 김영미씨(40·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한신6차). 은행파업으로 불편을 겪기 싫어 가까운 투신사로 돈을 옮겼다. 재테크에는 별 관심도 없이 안전한 은행에 돈을 묻어놓았지만 일단 투신사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수익증권은 기본이고 시가평가, 엄브렐러펀드, 하이일드, CBO 등 상품이름이 낯선데다 내 돈을 굴려주는 곳이 어딘지도 알기조차 어려웠던 것.

▽펀드와 수익증권=투신사 객장에서는 저축하러 온 손님에게는 공사채펀드를 소개해주고 펀드를 달라 고 하면 주식형펀드를 선보여준다. 오랫동안 투신사가 저축기관으로 인식된 것. 펀드 는 남의 돈을 한데 모아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대신 굴려주는 간접투자상품. 수익증권과 같은 말이다. 어디에 주로 투자하는지에 따라 주식형과 공사채형으로 구분되는데 펀드가입전에 꼭 선택해야 한다.

채권형펀드나 공사채펀드는 같은 말. 투신사 고객들이 아직도 예금정도로 생각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달부터 채권시가평가가 실시되면서 공사채펀드도 손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뮤추얼펀드라는 상품도 있는데 98년말부터 선보인 것으로 만기가 통상 1년이 대부분. 수익증권과 달리 중도에 돈을 찾을 수 없고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존 투신사들이 운용하던 수익증권은 그동안 부실하다 는 인식이 강했지만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펀드를 깨끗하게 해놓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수익증권이든 뮤추얼펀드든 누가 어떻게 돈을 잘 운용하는지에 따라 투자성적도 크게 엇갈린다.

▽어디서 내돈을 굴려주나=겨우 상품종류를 알게 된 김씨. 이번에는 누가 내돈을 굴려주는지가 궁금했다. 투신사라고 객장하고 찾은 객장도 이름 끝에 ~투신증권 이라고 적혀있었다. 창구에서 물어보니 회사가 두 개로 나눠지면서 ~투신운용 과 ~투신증권 으로 따로 살림을 차렸다고 했다. 창구직원은 김씨가 맡긴 돈을 책임지고 불려주는 곳은 펀드를 산 회사가 아닌 이번에 회사가 모회사에서 떨어져 나간 ~운용 사라는 것. 이처럼 펀드투자자들은 투신증권사나 증권사에서 펀드에 가입할 수 있지만 운용회사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증권회사에서는 펀드를 팔기만 하지 어디에 얼마를 투자하고 어떤 주식과 채권을 사고 파는지는 운용회사가 별도로 정한다는 것. 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기에 투자자들은 꼭 어떤 운용회사가 내 돈을 굴려주는지를 알아둬야 한다. 역량이 있는 운용회사와 펀드매니저를 고르는 일은 상품선택 못지 않게 중요한 포인트.

▽투자신탁증권과 증권사= 투신증권사,자산운용사,투신운용사... 투신상품과 연관된 회사명들이 너무 많은 것도 주의사항. 투신사의 대명사처럼 여겨진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이제 창구가 한국투신증권과 대한투신증권으로 바뀌었다. 별도로 한투운용과 대투운용이 생겨난 것. 과거 주식운용부와 채권운용부를 별도로 떼어내 투신운용사를 만들었다. 이처럼 회사를 둘로 쪼갠 것은 회사돈으로 투자하는 것과 고객돈으로 투자한 것을 회사가 마음대로 섞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 예전에는 고객돈이 결손이 나면 회사가 대신 물어주기도 하고 고객이 맡긴 돈을 담보로 다시 돈을 다른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와는 별도로 자산운용회사라는 것도 있다.투자자들이 많이 들어본 뮤추얼펀드를 굴리는 곳이다. 투신운용사와 다른 점은 자산운용사는 채권형펀드를 취급할 수 없다는 사실. 오직 뮤추얼펀드만 운용할 수 있다. 비슷한 회사를 이렇게 차별한 것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투신운용회사를 함부로 세우기 어렵도록 한 당국의 조치 때문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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