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 서울취항 40년, 사연도 많아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51분


홍콩에 본사를 둔 캐세이패시픽항공이 4일 서울 취항 40주년을 맞았다. 노스웨스트 항공에 이어 국내에 들어온 지 두 번째로 오래된 외국 항공사다.

40년간 한국의 크고 작은 일들이 캐세이패시픽과 관련을 맺어 왔다.

67년 3월 허위로 귀순한 간첩 이수근은 69년 1월 캐세이패시픽 항공편을 이용해 국외로 탈출하려다 붙잡혔다. 가짜 여권을 만들어 캄보디아로 가려했으나 미리 낌새를 알고 동승했던 미국정보요원이 캐세이패시픽항공 회장과 연락해 항공기를 회항, 공산령으로 들어가기 전 체포했다는 것.

‘얼리 인더 모닝’(Early in the Morning)으로 유명한 가수 클리프 리차드는 69년 내한공연에 캐세이패시픽 비행기를 이용했다.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확인하려고 당시 시청 근처의 항공사 사무실에 직접 들렀을 때 ‘오빠부대’가 몰려들어 사무실 유리창이 깨지고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소란도 일었다.

캐세이패시픽은 ‘업계 최초’를 기록한 일들도 많다.

98년 3월1일에는 서방의 민간항공기로는 6·25 이후 처음으로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아시아태평양지역조정그룹 회장이었던 폴 호스팅 기장이 약 20분간 북한의 하늘을 날았다.

98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서울-홍콩구간 이코노미 좌석 50매를 경매에 붙여 약1000만원의 실업자 기금을 조성했다. 또 내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모든 좌석에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비행기 내에서도 노트북 컴퓨터로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 캐세이패시픽 항공은 서울-홍콩간 여객편 주 24회와 화물기 주 1회를 운항하고 있으며 10일부터는 26회로 9월1일부터는 28회로 여객편 운항을 늘릴 계획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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