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값 과다인상 논란…아스콘업계 구매거부 조짐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44분


정유사들이 도로 포장용 원자재인 아스팔트 판매 가격을 대폭 올리자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일 아스콘 업계에 따르면 SK㈜ LG정유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달 20일 아스팔트 판매 가격을 ㎏당 243원에서 285원으로 42원(17.3%) 인상했다. 정유사들의 이번 가격 인상은 작년 11월에 29%를 올린 지 7개월만이다.

아스콘 업계에서는 “이같은 잇단 인상으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며 정유사로부터의 아스팔트 구매를 거부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아스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아스콘 제조원가에서 아스팔트가 50%를 차지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정유사들이 업계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아스콘 업계는 특히 그동안 중유 가격의 50% 수준을 유지해 온 아스팔트 가격이 이번에 98% 수준까지 올라간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97년말의 경우 중유는 ℓ당 271원,아스팔트는 ㎏당 137원. 이번 인상으로 중유는 290원으로 2년반동안 소폭 오른데 그쳤으나 아스팔트는 285원으로 두 배 이상이나 올랐다.

아스콘 업계는 또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조달청 납품용의 가격이 통상 시중 가격이 변동한 지 3개월 뒤에야 바뀌는 특수한 사정을 갖고 있어 대폭적인 가격 인상의 피해를 이중으로 겪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3개월동안 가격 차이로 인한 피해는 중소 규모의 아스콘 업계가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주장.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제 원유가 상승분을 반영,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조달청 납품 가격과의 차로 인한 손해 문제에 대해서는 “아스콘 업계의 과당경쟁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정유업계는 주장한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