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베이션클리닉]학교앞 분식점 바꾸기

마을이 있으면 학교가 있고, 학교가 있으면 분식집이 있다. 그러나 마을과 학교, 아이들은 계속 달라진다. 서울 전농동 사거리 근처에서 12년 동안 분식집을 해온 김병준씨(38)의 고민도 바로 이런 것이었다.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취향에 맞춰 분식집을 변신시키고 싶은 김씨는 리노플러스닷컴의 문을 두드렸다. 김씨의 건물은 2개 층을 모두 청소년 대상의 분식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분식집은 잠시도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번창했다. 하지만 박리다매의 분식집으로만 운영해왔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강한데 비해 수익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 현재의 방식으로는 서비스와 음식의 질을 높이기도 어렵다.

1층은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는 스낵바, 2층은 만남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팝레스토랑으로 꾸미는 것으로 전체 개념을 잡았다. 1층과 2층의 성격을 구분함으로써 기존의 저가 기본메뉴를 유지하면서 가격대 폭을 넓히고, 또래 모임을 포함한 다양한 단체 모임에도 어울리는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

▽외부〓화강석 판넬의 광택있는 질감은 오염에 강하지만 건물을 특징 없게 만들고 있었다. 모퉁이의 화강석 판넬벽을 터서 건물 전체가 개방적으로 느껴지게 했다. 2층은 외벽 기둥 주변을 벽으로 처리해 건물 전체의 열린 곳과 닫힌 곳이 분명히 구분되도록 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내부에서 블라인드와 선텐시트로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1층과 2층을 가르는 화강석 판재의 띠는 녹방지 처리를 한 철판으로 감싸서 강력한 느낌의 수평선을 넣었다. 상업용 건물로서 선명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다. 기본적인 외장재는 유리와 금속, 콘크리트와 벽돌, 그리고 나무를 썼다.

▽객장〓객장에 나와 있는 2개의 주방용 대형 냉장고들을 계단밑 벽 안으로 붙박이장처럼 넣었다. 계단 아래를 헐어낸 부분 때문에 필요한 구조보강은 상부에 금속판을 붙인 철기둥을 세워 해결했다. 그 결과 2층으로 올라가는 외부계단 아래도 정리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었다.

소규모이니만큼 주방과 카운터를 일체감이 나도록 정리해주고 바닥과 벽은 높은 채도와 명도의 단색 타일로 마감해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주도록 했다.

▽2층〓2층 발코니에는 몇 개의 테이블을 놓아 식당 전체의 품격을 높였다. 현재 발코니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는 구석에 놓고 화분으로 숲을 만들어 가리는 것이 좋다. 덩굴 식물을 심어 식당의 연륜을 느낄 수 있게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간판 정리하기〓외벽을 가득 채운 간판은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린다. 상세한 ‘메뉴 정보’와 식당의 ‘이미지 정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외부 간판 크기를 줄이고 내용도 줄여 건물 모서리와 대형 창의 모서리 부분 가까이 배열했다.

1층 영업을 하면서 2층을 바꾸는데 3일, 2층 영업을 하면서 1층을 바꾸는데 4일, 모두 1주일이면 개조할 수 있다. 비용은 모두 2570만원 정도.

지나친 장식은 오히려 해롭다. 목돈을 들여 한꺼번에 가게를 고치게 되면 멋지게 꾸미려는 마음에 과장된 장식을 하기 쉽다. 그러나 조화롭고 절제된 모습이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옥상 발코니 등을 조경 공간으로 활용하고 높은 계단과 어둡고 습한 곳 등 방치된 구석을 적극적으로 바꿔 고객들의 불편함을 없애야 한다. 특히 중요한 포인트는 소비자가 가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의 성향과 경제력 등에 맞춰 주력상품과 구색상품을 구분함으로써 주된 고객의 마음을 끌어야 한다.

(서 용 식 리노플러스닷컴 대표)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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