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올해도 '쥐꼬리 배당'…작년 사상최대 순익 불구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5분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면 뭐하나, 상장사 배당은 쥐꼬리 수준인데….’

주식투자자들은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한 상장사들이 올해 푸짐한 ‘배당보따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저 생색내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495개사의 99사업연도 배당현황을 조사한 결과,배당수익률은 전년대비 1.2%포인트 증가한 3.5%에 그쳤다.

이는 1년동안 주식을 보유해봤자 정기예금 금리(연 7∼8% 수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이자를 받는다는 의미.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결산기말 종가(시가)로 나눈 것으로 액면가배당이 성행하는 국내에선 실질적인 배당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액면가 위주의 배당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지난해 사상최대 흑자에 비하면 실제 주식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수준은 나아진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총 배당규모는 3조677억원으로 전년의 1조6414억원에 비해 86.8%,1조4253억원 증가했다.

현금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도 조사대상 기업의 59.6%인 324개사로 전년대비 39개사,13.7% 늘어났으며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는 258개로 조사대상 기업의 50.5%를 차지했다.

또 1주당 배당금은 572원으로 전년대비 133원(30.3%) 늘어났다.

주당 배당금 상위사는 조흥화학이 3000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쌍용정유 일신방직 한국카프로락탐 삼성전자 한국쉘석유가 2500원 △퍼시스 신도리코가 2000원 △SK텔레콤 1850원 등의 순이었다.

배당수익률은 한진중공업이 10.71%로 가장 높았으며 동국제강 동부정밀화학 태평양물산 삼일제약 한국쉘석유 등이 9%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체면치레를 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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