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잘하면 푸짐한 賞"…10억연봉 行長 탄생 눈앞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58분


시중은행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행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급여를 두세배 정도 인상함에 따라 10억원대의 고액연봉을 받는 행장이 나올 전망이다.

한빛 조흥 외환 등 일부 은행은 경영진의 경영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상벌제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목표 달성시 기본급의 30∼50%를 퇴직금으로 지급하되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퇴직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25일 주총을 여는 한빛은행은 행장에 대해 기본급 3억2500만원, 경영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고 150%의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따라서 김진만행장은 경영목표 달성시 기본급과 성과급만 8억원 이상을 받게 되며 보수성 경비와 스톡옵션까지 합치면 10억원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주총을 여는 조흥은행도 행장의 기본급을 2억7900만원으로 정하는 한편 경영목표 달성시 150%의 성과급과 26만주의 스톡옵션(주식매입청구권)을 부여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경영성과에 따라 연봉의 0∼50%를 퇴직금으로 적립해주기로 했다.

20일 주총을 가진 한미은행도 행장에 대해 기본급 2억9200만원에 최고 150%의 인센티브, 20만주의 스톡옵션(주식매입청구권)을 줄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한미은행 주가상승률이 은행주 평균주가상승률보다 높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경영성과가 좋을 경우 기본급과 스톡옵션으로만 9억원 가량을 받을 수 있고 액면가 5000원인 주가가 1만원으로 오르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5억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등기임원들의 급여한도를 30억∼40억원으로 지난해의 배 수준으로 올렸다.

은행들은 이처럼 행장을 비롯한 임원급여를 대폭 올리면서도 업무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해온 경비를 완전히 없애지 않아 임원진의 급여체계를 선진화한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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