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특수, 너만 믿는다"…건설-가전 마케팅강화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국내 업계가 올들어 중동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오일달러’를 무기로 그동안 중단, 혹은 보류했던 대형공사를 재개하거나 수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올해 중동에 대한 수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중동 실정에 맞는 새 제품 등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담수화 설비 및 원유생산 발전사업 등 공사 발주가 활발해지면서 중공업 및 건설업체들의 중동 출장도 잦아졌다. 한국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지점을 최근 개설했으며 현대건설도 중동 각국에서 변전소 건설 등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는 그동안 대폭 줄였던 중동지역 주재원들을 다시 늘리는 등 영업망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이달초 모집한 카이로 종합박람회 참가업체 규모는 53개사로 지난해(18개사)의 3배나 됐다. KOTRA 관계자는 “11월에 열리는 두바이와 바그다드 종합박람회에도 벌써부터 중소업체들의 참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달 중동에 대한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이 9% 늘었지만 중동에 대한 수출은 3.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 목표 달성의 ‘캐스팅보트’는 중동이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중동지역 수출을 당초 예상보다 20억∼30억달러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중동산 원유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초과수입을 이 지역에 대한 수출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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