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위탁수수료 인하 경쟁…대우-삼성-동원 곧 가세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LG투자증권이 위탁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증권사간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LG의 선공에 당장 교보증권과 신영증권이 가세해 수수료인하를 재촉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증권사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LG의 전략이 고객들에게 어떻게 먹혀들어갈지를 놓고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 사이버 매매비중이 낮고 수수료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중소형증권사들은 LG의 전격적인 인하결정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수수료인하 빅뱅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

▽대우증권 최저 0.3%까지 인하 계획〓대우증권은 LG측이 일반 위탁수수료를 0.05%포인트 떨어뜨리는 대신 오히려 온라인 수수료는 올려 회사수입 규모는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우증권은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되는 4월1일부터 실질적인 수수료 차별화를 단행하겠다는 것.

이와관련 대우증권 관계자는 “거액고객의 경우 약0.3%까지 수수료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신 거래금액이 적은 고객에게는 이보다 비싼 수수료를 물려 ‘큰손’과는 확실히 차별한다는 것. 따라서 거래금액이 적으면 오히려 현재보다 더 비싼 수수료를 물고 2억이상 고객들은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대접을 받을 수 있다.

▽삼성,동원증권도 곧 가세〓삼성증권도 수수료 차별화가 대세라고 보고 어떤 형태로든 수수료를 낮출 방침이다. 삼성은 당장 거래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별화하기 보다 고객의 질과 향후 거래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수료를 낮출 생각이다. 이형승 삼성증권 이사는 “젊은 층의 경우 현재 200만원어치 거래를 하고 있다 해도 향후 2억원이상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수수료인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증권도 LG만큼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하고 조만간 인하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사 ‘나 어떡해’〓수수료 인하를 주도하는 쪽은 사이버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대형증권사. 하지만 수수료로 먹고사는 중소형사들은 ‘사면초가’에 처해있다. 중소형증권사 한 사장은 “사이버비중을 높여놓은 대형사가 수수료인하를 불지피면 중소형사는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며 “증권업협회나 거래소에 가서 데모라도 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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