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공동사용 활발…'한지붕 두 벤처' 는다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10분


‘한 지붕 두 가족 벤처.’

최근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에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들이 몰리면서 건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성격이 다른 벤처기업이 한 사무실을 임대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한 지붕 두 벤처’가 늘고 있다.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벤처기업들은 임대료를 줄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업무상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을 수 있어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E메일 광고 업체인 에이메일(대표 백동훈)과 온라인 광고대행사인 SMC(대표 최상묵)는 임대료를 반씩 부담한다는 조건 아래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100평 규모의 사무실을 얻었다. 두 회사는 사무실 내에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고 사장실도 나란히 배치한 채 정기적으로 회의를 함께 하며 직원들 경조사까지 공동으로 챙긴다.

특히 E메일 광고의 기술과 서비스망을 갖고 있는 에이메일은 온라인 광고의 수주 제작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 SMC의 영업망을 활용하면서 영업 수익 증대 효과와 함께 취약한 부문에 대한 ‘아웃소싱’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인터넷으로 티셔츠를 판매하는 벤처기업인 ‘티샷닷컴(대표 박민수)’도 최근 강남구 논현동에서 역삼동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디지털 에이전트(대표 조양일)’와 함께 입주했다.

새 사무실을 구할 때 직원 수에 맞지 않는 큰 평형의 사무실밖에 없고 월 1500만원이 넘는 임대료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던 티샷닷컴은 업무적으로 연관성은 없지만 10% 지분 참여한 디지털에이전트와 공동 입주한 것. 이들은 월세와 관리비를 절반씩 부담하면서 인터넷 업계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인터넷 콘텐츠업체인 웹매니아(대표 김도연)도 최근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내 70평 규모의 사무실에 입주하면서 E메일 바이러스백신 업체인 에브리존(대표 신동윤)과 함께 사무실을 쓰기로 했다.

에이메일 정의식 과장은 “인터넷 벤처기업 대부분이 영업 수익이 없기 때문에 월 1500만원을 호가하는 테헤란밸리 사무실 임대료가 큰 부담”이라며 “공동으로 사무실을 쓰면 업무적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있지만 한 회사 직원처럼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고 여러 가지 정보도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